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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마음을 읽어주되, 행동은 통제하라: 존 카트만 박사의 초등 저학년 행동 통제 훈육

by mangong 2025.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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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초등학교 1-3학년 시절을 온라인 수업으로 보낸 아이들은 또래와의 직접적인 상호작용 기회를 대폭 상실했습니다. 그 결과 내향적인 아이들은 친구 관계에서 낯을 가리고, 소극적으로 대화를 시작하거나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반면 외향적인 아이들은 활발하지만 양보와 순서를 기다리는 법을 배우지 못해 충돌 상황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이 시기에 아이들이 배워야 할 가장 근본적인 역량은 단순한 언어 지식이 아니라 ‘행동통제(Impulse Control)’입니다. 코로나 세대를 거쳐 오늘날 많은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것에 집중하지만, 정서적인 공감과 함께 행동의 기준을 분명히 세우지 않으면 외부세상에 순응하기 어렵습니다. 아이가 "지금은 놀고 싶지만 숙제를 해야 한다"는 내면의 감정을 이해받는 동시에, "지금은 참아야 한다"는 행동 통제 규칙을 익혀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존 카트만 박사의 ' 마음은 읽어주되, 행동은 통제하라' 원칙을 적용해, 초등학교 1-3학년 자녀를 둔 부모가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훈육 방법을 상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1. 코로나 시기가 빼앗아 간 행동 통제 학습

초등 저학년 시기는 아이들의 뇌가 급성장하며 자제력과 순응력을 배우는 결정적 시기입니다. 대면 수업에서 교실 규칙을 지키고 친구들과 순서를 기다리며 사회적 규범을 몸으로 익히는 경험을 통해, 아이는 '지금 이 순간 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고 다음 행동을 선택하는 능력'을 기릅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학습 상황에서는 교실 벽 너머의 경계와 질서가 사라졌습니다. 내향적인 아이는 친밀한 대면 활동이 줄어들자 혼자서 노는 낯섦을 극복해야 했고, 외향적인 아이는 가정과 부모의 통제 범위 안에서만 에너지를 발산하다 보니 타인의 상황을 고려한 행동훈련 기회를 잃었습니다. 그 결과, 사회성 발달을 위한 중요한 행동통제 학습 시점을 놓치고, 학교에 복귀한 이후에도 "내 마음 대로 하고 싶다"와 "친구와 순서를 지켜야 한다" 사이의 갈등을 조절하기 어려워합니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놓친 행동통제 학습을 가정에서 보충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지금은 억눌러야 한다"는 규칙을 분명히 제시하되, 단순한 윽박이나 벌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납득할 수 있도록 '이해와 공감'을 먼저 보여야 합니다. 존 카트만 박사가 제안하는 정서코칭 방법을 통해, 아이의 감정을 함께 읽어주면서 행동의 경계를 설정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2. 행동 통제와 정서코칭의 균형

존 카트만 박사의 정서코칭 방법은 크게 다섯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첫째, 아이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름 붙여주는 '감정 인식', 둘째, 그 감정을 수용하고 공감하는 '감정 수용', 셋째, 아이가 직면한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도록 돕는 '감정 탐구', 넷째, 아이가 직접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유도하는 '감정 해결', 다섯째, 아이에게 책임감 있는 행동의 틀을 제시하는 '행동 통제'입니다. 초등 저학년 아이는 아직 언어 능력이 완성되지 않아 "화가 났다, 속상하다"라는 단어로도 자신의 내부를 모두 설명하지 못합니다. 이때, 부모가 "네가 지금 화가 난 이유를 알고 싶어"라고 묻고, "네 마음이 답답하고 속상했구나"라고 이름 붙여 주면, 아이는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며 안정감을 얻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서는 안됩니다. 감정 코칭의 마지막 단계인 '행동 통제'를 통해 "하지만 엄마가 준 규칙은 지금 네가 숙제를 해야 하는 거란다. 숙제를 끝낸 뒤 친구와 놀아도 돼"라는 문장을 명확히 제시해야 합니다. 이처럼 감정 공감과 행동 경계 설정은 상반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이는 "엄마는 내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왜 이행동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시는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발적으로 자제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행동통제는 단순한 억압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인정받은 상태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내리도록 돕는 훈육 방법입니다.

 

 

3. 내향적 아이와 사회성 발달

내향적인 아이는 스스로 조용히 관찰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코로나 학습환경이 지속되면서, 발표하거나 친구와 감정을 주고받는 경험이 줄어들어 상대방 의사 표현을 꺼리게 되었습니다. 학교에 돌아와도 "내가 먼저 말을 꺼내면 친구가 싫어할까?"라는 고민에 빠져 눈치를 보거나, 수업 중에 선생님과 친구가 하는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합니다. 부모는 이 과정에서 아이가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을 이해해야 합니다. "친구에게 말을 걸기 두렵지 않아?"라고 따뜻하게 물으며, "네가 조용히 있으면 친구들이 네게 먼저 다가오지 않는 것 같아서 속상했구나"라고 공감해줘야 합니다. 그런 다음 작은 목표를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은 친구에게 먼저 인사해 보기 어떨까?"라고 제안하고, 성공했을 때는 즉시 칭찬해 주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시도 자체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또한, 부모는 가정 내에서 모의상황을 만들어 연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거실에 인형을 두고 인형에게 인사하거나, 식탁에서 마치 친구처럼 서로 짝을 지어 대화를 연습하면서 "내향적인 네가 먼저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반복 연습과 긍정적 피드백을 제공하면, 내향적 아이는 수업시간과 놀이터에서 주도적으로 대화를 꺼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4. 외향적 아이와 양보 학습

외향적인 아이는 에너지 레벨이 높고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합니다. 그러나 코로나 기간 동안 대면 교류가 줄어드는 바람에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거나 순서를 기다리는 훈련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친구와 함께 놀 때 줄을 서거나 장난감을 돌려줄 때 "내가 먼저 해야 해"라거나 "지금 당장 줘"라는 식의 태도를 보입니다. 부모는 이러한 모습을 단순히 개성으로 치부하지 말고, "지금 네가 양보하지 않으면 친구들이 서운해 할 수 있어"라고 차분히 문제 상황을 설명해 줘야 합니다. 이후 존 카드만 박사의 단계 중 '감정 탐구' 단계에서 "친구에게 양보하지 않으니 너도 속상했니?"라고 아이 스스로 자신의 행동이 미친 영향을 깨닫도록 유도합니다. 이어서 '감정 해결' 단계에서는 "어떨 때는 네가 먼저, 어떨 때는 친구가 먼저 할 수 있도록 어떻게 약속할까?"라고 구체적 대안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가정 내에서 일상적인 상황을 활용해 양보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족끼리 영상을 함께 볼 때 누가 먼저 재생 버튼을 누를지 순서를 정하고, 부모는 "오늘은 동생이 먼저 골라봐도 괜찮을까?"라고 제안해서 작은 성공 체험을 쌓게 합니다. 이때, 아이가 양보한 순간에는 "오늘 네가 동생을 먼저 배려해 줘서 참 고마웠어"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외향적 아이는 자신만이 아닌 타인을 위한 배려와 양보의 기쁨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됩니다.

 

 

5. 부모의 과잉 공감과 행동 부재 문제

현대부모는 정서교육에 높은 가치를 두고, 아이의 감정을 읽어 주는데 몰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의 세대 때는 부모님께 매를 맞거나 엄격한 훈육에 속상했던 마음을 떠올리며 "내 아이에게는 그러지 말아야지" 라며 훈육보다는 아이가 원하는 걸 더 해주려고 합니다. 그러나 지나친 공감만 강조하면 아이는 "내 기분이 중요하니 무조건 들어줄 거야"라는 잘못된 믿음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하기 싫다"는 말 한마디에 부모가 즉각 행동을 취소하거나 포기해 버리는 일이 발생합니다. 이는 아이가 "싫으면 안 해도 돼"라는 일종의 패배 학습을 하게 만듭니다. 존 카트만 박사는 이 지점을 명확히 짚어 줍니다. 감정을 무조건 수용하되, 행동의 결과와 규칙은 분명히 알려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지금은 숙제하기 싫어"라고 말하면, 부모는 "숙제하기 싫어서 속상했구나"라고 먼저 공감하되, 곧바로 "하지만 숙제는 학교에서 배운 것을 정리하는 중요한 시간이니까 끝낼 때까지는 못 놀아"라고 행동 경계를 제시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는 "부모님은 내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왜 행동을 해야 하는지 알려 주시는구나"라고 깨닫고 스스로 침착해져서 규칙을 따르게 됩니다. 과잉 공감은 아이를 달래는 데 그치지만, 공감 뒤에 이어지는 행동통제는 아이가 법과 질서를 이해하고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힘을 길러 줍니다.

 

 

6. 실천 가능한 올바른 훈육 방법

지금까지 살펴본 원칙을 실제 가정에서 실천하려면 다음 세 가지 단계를 추천합니다. 첫째, 감정 인식 시간 마련하기: 하루 중 일정 시간을 정해 아이가 그날 느낀 감정을 말로 표현하도록 돕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니?"라고 묻고, 아이가 답하면 "그때 네 마음이 어땠니? 속상했니, 즐거웠니?"라며 감정에 이름을 붙여 줍니다. 이 과정은 아이가 자신의 기분을 정확히 인지하도록 돕는 첫걸음입니다. 둘째, 행동통제 룰 정하기: 가정 내 규칙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아이와 함께 합의합니다. 예컨대, 식탁에서 뛰면 안 되고, 숙제를 미루면 놀지 못하는 등의 구체적인 약속을 정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부모가 일관되게 지키는 것입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아이를 꾸짖기보다 "약속대로 지금은 먼저 숙제해야 돼"라고 차분히 상기시킵니다. 셋째, 피드백과 칭찬 제공하기: 아이가 규칙을 지킬 때마다 즉각적인 칭찬을 제공합니다. "오늘 친구에게 양보하니 기특하다", "숙제를 끝내고 나서 미소 짓는 네 모습이 참 예쁘다" 등의 구체적 언어를 사용합니다. 긍정 피드백은 아이의 뇌에 도파민을 분비시켜 다음에도 같은 행동을 반복하도록 하는 긍정적 강화 효과를 냅니다. 이 세 가지 단계를 꾸준히 실천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인지하고 조절할 뿐 아니라, 부모와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이 길이 맞는 길이구나"라는 내부 기준을 세웁니다. 행동통제는 억압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세상에 적응하도록 돕는 나침반이 되어 줄 것입니다. (예시: 아이가 동생을 밀었을 때, "화가 나서 동생을 밀었구나"라고 감정을 인정한 후, "하지만 사람을 밀면 안 돼. 다칠 수 있어. 다음에는 말로 표현해 보자"라고 지도한다.)

 

 

결론

초등학교 1~3학년 행동통제를 배워야 할 결정적 시기입니다. 코로나 시기에 빼앗긴 사회성 훈련을 가정에서 보충하기 위해, 부모는 아이의 감정을 공감하면서도 행동의 경계를 분명히 제시해야 합니다. 존 카트만 박사의 '마음은 읽어주되 행동은 통제하라' 원칙을 통해, 내향적 아이는 자신감을 얻어 친구와 소통하고, 외향적 아이는 배려와 양보를 배우며 균형 있는 성장을 이루게 됩니다. 부모가 감정과 행동을 동시에 보살피는 훈육을 실천할 때, 아이는 세상에 더욱 빨리 적응하며 건강한 자아를 확립할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아이 마음을 이해하고 행동 규칙을 제시하는 작은 노력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큰 힘이 됩니다.